2011년 12월 16일 금요일

물총새의 사냥법

 복효근


  내가 누군가의 마음 한 조각을 훔치기 위해
  갖은 계략을 짜고 있을 동안
  새는 그저 잠시
  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지

  내가 한 사람 마음의 황금빛 중심에 다가가기 위해
  굴절각을 재고 입구와 출구를 찾고 있을 동안
  새는 그 때 이미
  한 알의 총알이 되어 물 속으로 내리꽂혔던거야

  내가 누군가의 마음에 머물러 둥지를 틀 것을 꿈꾸며
  손익계산으로 날개가 퇴화되어가고 있을 때
  새는 춤추듯 파닥이는
  은빛 물고기 입에 물고 물을 박차며 하늘 높이 날아갔지

  물총새 다녀간 자리
  물 속에도 물낯에도 흠집 하나 남기지 않네
  가끔은 새의 사냥이 빗나갈지라도
  물총새 무심히
  무심히 날아오르는 빈 날개짓이 더 아름답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