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9일 금요일


사랑하는 오빠

며칠 전 멜을 보냈으므로 짧게 적습니다.
내가 항상 의문부호로 떠올리게 되는 사항 중의 하나가 바로 애국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왜 국경일행사나 드라마, 또는 영화에서 애국가만 나오면 나는 눈물이 점차 시야 가득 번지게 되는 걸까요.
유목민 생활 30여년 해내다 보니까 어느 날 부턴가 아르헨티나 국가 역시 같은 심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걸 매우 자주 불현듯  깨닫게 되곤 합니다.

우리나라의 애국가는 어딘지 모르게 과묵하고 절제된 느낌을 안기는 반면, 아르헨티나의 국가는 당당하면서도 심사숙고 비슷한 분위기를 갖추게  하는 면모가 엿보입니다.
애국가는 속내가 깊어지고 마음이 싸해지는데, 이 나라의 국가는 겉부터 환해지는 감이 있다고도 여겨집니다.
평소에도 그래 왔지만 어떤 대상과 다른 대상에 대한 비교를 전혀 즐기지 않으므로 이건 비교를 하는 행위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성장기를 보냈던 내 나라.
그리고 내 반생을 보내게 되었던 이 나라.
그 두 국가를 구태여 비교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음을 굳이 밝힙니다.
두 나라의 국가 모두 제겐 소중하고 정겹고 눈물까지 눈 안에 고이게 만드는 존재라서 함께 올리게 되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라며
다시 소식 드리겠어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큰 동생 하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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