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2일 토요일

누가 사는 것일까

 
김경미  


약속시간 삼십 분을 지나서 연락된 모두가 모였다
우리는 국화꽃잎처럼 둥그렇게 둘러앉아서 웃었다
불참한 이도, 더 와야 할 이도 없었다
식사와 담소가 달그락대고 마음들 더욱 당겨 앉는데  

문득 고개 돌린다 아무래도 누가 안 온 것 같다
잠깐씩 말 끊길 때마다 꼭 와야 할 사람 안 온 듯
출입문을 본다 나만이 아니다 다들 한번씩 아무래도
누가 덜 온 것 같아 다 모인 친형제들 같은데 왜
자꾸 누군가가 빠진 것 같지? 한번씩들 말하며  

두 시간쯤이 지났다 여전히 제비꽃들처럼 즐거운데
웃다가 또 문득 입들을 다문다 아무래도 누가 먼저
일어난 것 같아 꼭 있어야 할 누가 서운케도 먼저
가버려 맥이 조금씩 빠지는 것 같아 자꾸 둘러본다


누굴까 누가 사는 것일까 늘 안 오고 있다가 먼저 간
빈 자리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저 기척은 기척뿐
아무리 해도 볼 수 없는 그들에겐 또 기척뿐일까 우리도
생은 그렇게 접시의 빠진 이 아무리 다 모여도 상실의 기척, 뒤척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