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5일 화요일

여울이라는 말



  -복효근
  
 

여울이란 말 예쁘지 않나요?

내 애인의 이름이 여울이었으면 좋겠어요.

세월이 여울져간다는 말 어딘가 여유 있어 보이지 않나요?

강여울 여울여울 기복도 결도 보이지 않는 그 한가로운 표정이

넉넉해 보이지 않나요?

그러나 강이나 바다에 바닥이 얕거나 너비가 좁아서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이라는

강퍅한 뜻을 가진 말이란 것도 아시나요?

내 애인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단박에 그 빠른 물길에 휩쓸어 가버리면서도

그 표정은 여울이란 말처럼이나 끄떡없어서

내가 여울에 빠져 허우적댄다 해도 남들이 듣기에

어째 그 동작이 춤처럼은 느껴지지 않을래나요?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는 그 뻔뻔한 그래서 천만번은

더 빠져나 보고 싶은 여울 여울이란 말 참 예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