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2일 토요일

종이에 손을 베고

 -이해인-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간 것뿐인데도

피가 나다니

쓰라리다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 없이 내뱉은

가벼운 말들이

남을 피 흘리게 한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