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호기 맑은 물 아래 또렷한 조약돌들 당신이 보낸 편지의 글자들 같네. 강물의 흐름에도 휩쓸려가지 않고 편안히 가라앉은 조약돌들 소근소근 속삭이듯 가지런한 글자들의 평온함 그러나 그중 몇 개의 조약돌은 물 밖으로 솟아올라 흐름을 거스르네. 세찬 리듬을 끊으며 내뱉는 글자 몇 개 그게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었겠죠. 그토록 자제하려 애써도 어느새 평온함을 딛고 빠져나와 세찬 물살을 가르는 저 돌들이 당신 가슴에 억지로 가라앉혀둔 말이었겠죠. 당신의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심장 속에 두근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