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黃芝雨)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