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4일 화요일

독감

 


                                 맹하린


예전에야 소스라치며 줄행랑이었다
생강차 서너 잔 목안에 넘겼을 뿐인데도

저항력 문제를 떠올리기도 전
감기 정도 신경 안 쓰는 북새통 속을 현재진행형에서
미래지향적으로 건너뛰는데
쿨럭쿨럭 휘몰아치는 기침이 단연 폭풍우다

진저리치며 약 삼켜도
소리 없이 진군해와
폭군의 기질까지 의기양양 드센 편
승부를 결판낼 심산인 모양이다
그렇게 다가오는 집념일수록 가장 저돌적이어서
작전을 바꿀 수밖에 없다


늘 매료되고 등불 켜듯 막연한 느낌을 
현실에 퍼붓는 우울한 탐색은 
분명 진전되어야할 과제

단정컨대 감기 그 무정부주의자는
쉬엄쉬엄 걸어도 된다는 의미와 다름 아닌 것
자극적인, 너무도 자극적인 
 
토막 난 호통의 망치 들어 
도약하라, 간격을 살펴라, 낯섦도 익혀라
등 두들기며 고열 얹은 독감의 질책
기침되어 잦아든다

오늘, 봄나물 당길 만큼의 
미각 모처럼 찾아든다
회복의 기운을 챙길 기준이상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