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5일 목요일

바다는 매번 너무 젊어서

-장석남


바다에 가는 길이 아니었는데도
우리들의 발걸음은 결국 바다에 닿지 않던가.
바다에 가는 길이 아니었는데도
우리들 넋은 결국 바닷가에 머물며 물 빠진 해변을 밤새 걷지 않았던가.
내가 밟고 다녔던 바닷길들
때론 저녁 밀물 위에 음악처럼 노을로 떠오르고
그 노을 빛을 딛고 오라 하는 이가 있어서
수평 너머의 바다는 아주 잠기어
지금 내 속으로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바다는 매번 너무 젊어서 지금 바다에 비가 온다.

그런데 저것은 비 以外의 또 무엇인가.

바다는 매번 너무나 젊어서 저것은 파도 以外의 또 무엇인가.

바다에서 거두어 오는 발걸음은 늘 발걸음 하나만은 아니어서
바다 또한 더 멀리 사랑같은 쪽으로 아주 가지 않고 되돌아오기를
아직도 너무 젊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바다는 매번 너무 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