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하린의 초여름 (孟夏)
2011년 11월 14일 월요일
웃는 나무
-신미균
나무가 웃고 있다
자지러지게 웃고 있다
뒤로 넘어가면서 웃고 있다
징글징글하게 웃고 있다
웃다가 웃다가 허리가 끊어지려고 한다
저러다 죽은 것은 아닐까
자세히 보니
새 한 마리
나무에 간지럼을 태우고 있다
나무가 웃는다
바스러지게 웃는다
바삭 바삭 부서진 유리 조각처럼
빛을 반사하면서 웃는다
고개를 숙이고 웃는다
듬성 듬성 웃는다
자세히 보니
새가 떠나갔는데도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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