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0일 목요일

빗소리를 들으며



          맹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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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에게 하는 젖은 말들이
그대 영혼을 조금이라도 흔들지 못한다면
시는 있어서 무엇 하리
내가 그대를 앉은 자리에서 편찮게 하는
바로 그 마음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그 작은 증거
오늘은 이미 날도 어둡고
이 어둠의 그리움조차 길을 잃었지만
아아, 나는 거듭거듭 이 말을 하고 싶네

기다려야 하네
먼 길을 가야 하네
바람 부는데 몸 상한 갈대처럼
누워서는 안 되네


        -윤성근 '당신을 위하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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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새벽 4시 10분 전인데
소나기다.
버릴 거 다 버리고
무덤덤 살자 해놓고
왜 이리 할 말도 많고
왜 이리 남은 얘기도 수 없으며
왜 이토록 해 냈던 이야기가 넘치며
왜 또 해야 할 말들이
자꾸만 풀려 나오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기다렸다는 듯  악플러들에게 퉁박을 먹었다.
너무 많이  써낸다는 얘기다.

수 백개의 노래 속에는
한 두 멜로디와 흡사한 약간의 복병이 숨겨져 있다.
하물며 쉼표와 되돌이표, 그리고 여리고  강하게...
그 수백의 노래가 하나 둘의 음표에게  항복하는 걸  지켜 볼 때의
아리고 여린 마음이라니!
혹은 반음 올림표와 반음 낮음표의 일사불란!

야성(野性)이 지닌 강한 할큄에
나 그만
할 말도
해야 할 말도
했던 말도
실 풀리듯 풀어 내는 일도
모두 다 여몄다.

그동안 일상(日常)의 울퉁불퉁하던 언저리
이리저리 어루만지며 글 쓰고 음악 올리는 과정이
힘들었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현재 몹시 편한 거 보면 힘도 들었을 것 같다.
강행군(强行軍)은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생각할수록 편하다.
얼마간의 시일이 걸릴지 모르겠다.
당분간 펌만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쓰는 것으로 살아 가지만
때로 쓰는 걸 감추면서도 살아낼 능력 정도는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내 친애하는 악플러들이
쾌재(快哉)를 부르짖을지
약간이라도 쓸쓸해 할지
그건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런데 중요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가 아끼던 지혜로운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침묵만으로 내 열정(熱情)과  화해의 악수를 나누고 나누겠다.
흔적(痕迹)으로 남은 고통을  결코 지우지는 않을 생각이다.
천둥으로 갈등을 겪는 내 고통이
촘촘 쌓여가는 관념(觀念)과 섬세함의 솔기를 들들들 박음질하게 된다.
내 맘에 어느 새 단풍이 들고 있다.








댓글 2개:

Oldman :

이곳까지 다 찾아와서 악플을 다는 모양이죠? 일반적으로 구글블로그는 그리 노출되어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들리지는 않는데...

어디 네이버나 다음에 블로그를 갖고 계셔서 그곳 이야기를 하시는지도 모르겠군요.

글쓰시는 걸로 따지면 전문가.고수 신데 뭘 그리 신경쓰세요? ^^

maeng ha lyn :

이곳은 제가 검토해서 올리고 어려워선지 잘~
제가 하루에 몇 번이고 다녀오는 교민사이트가 있어요. 저에 대한 관심인지 제 불찰인지 잘 깨집니당ㅎㅎ
근데는 제가 못나서 하루도 못 가서 용서하죵~
전문가. 고수. 그런말 첨 들어봐요.ㅎㅎㅎ
저한테 누가 칭찬하면 제가 꼭 사용하는 표현이니 이해하삼~
오늘 님의 위로를 영양제로...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