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하린
감자칩 민주주의(Couch Poteto=소파에 앉아 감자 칩을 먹으며 정치에 참여할 때가 많은 주의)도 못되고, 인터넷 민주주의(컴퓨터를 통해 정치참여가 가능한 주의)는 더더욱 아닌, 건강 체크 족 정도 되는, 나 그런 주의(主義)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생각하면서 날이 갈수록 퇴보(退步)에서 한층 멀어지려는 계층이며 인스턴트 음식보다 직접 만든 웰빙 음식을 선호하는데, 한 번도 건강진단을 받아 본 적은 없고 아직은 어디가 고장 난 일도 없다.
하고많은 날 놀고먹는 것 같아도 하는 일 넘치도록 과중(過重)할 경우 부지기수.
그런 연유로 누군가의 집에 초대 받거나 야외에 소풍 나가면 손끝 하나 꼼짝 하기 싫다는 주의(主義) 역시 한 몫 한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도우미가 있으면서도 일손이 부족한 모습 자꾸만 눈길 성가시게 할 경우, 나도 모르는 사이 팔 걷어 부치고 음식접시를 나르거나 과일을 깎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잔소리를 안 듣고 컸고, 공부든 뭐든 내가 다 알아서 해왔다고 표현해도 큰 무리수는 아닐 테지만, 그 무엇보다 자긍을 삼는 건 긍정의 생존을 부침(浮沈)에 얹고 시적시적 잘도 지나왔다는 사실.
아직은 내가 나에게 물주며 가르치는 중.
나 언제라도 인생을 납득하려고 스스로에겐 납득을 베풀지 못할 때 비일비재(非一非再)였으리.
그게 결국은 나를 위한 납득(納得)이며 설득(說得)이지 않았으려나.
그리하여 한 여름에도 한기(寒氣) 감지하며 오롯이 움츠린 어깨를 한 팔, 그리고 또 다른 팔로 안는다. 부여안는다.
바라보는 순간, 파문 되어 팔랑이는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슷비슷한 사계절은 오래 전
이미 복음, 내 유예의 복음이었어라.
지친 팔 늘어뜨리며 관목 비를 받아들이듯
나 홀연 기지개를 켠다.
한동안 침묵이었고 표류라고도 여겨왔던 내 시심의 뜨락에서
시는 내게 고백과 감성과 메타포의 씨앗을 빗방울 되어 흩뿌려 주고 있다.
무심(無心)한 이의 흔적처럼 걸어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슷비슷한 사계절은 오래 전
이미 복음, 내 유예의 복음이었어라.
지친 팔 늘어뜨리며 관목 비를 받아들이듯
나 홀연 기지개를 켠다.
한동안 침묵이었고 표류라고도 여겨왔던 내 시심의 뜨락에서
시는 내게 고백과 감성과 메타포의 씨앗을 빗방울 되어 흩뿌려 주고 있다.
무심(無心)한 이의 흔적처럼 걸어가는
그대의 파란(波瀾)한 뒷모습
어찌하여 내게 열 가지도 넘는 깃발이 되어주네
세상이 새삼 혼자 같지는 않아져
사람을 강으로 바라보는 과정은
시가 강(江)되어 흐르는 목 메이는 서정(抒情)
거칠거나 섬세할 수도 있는 격정의 물결이기도 해
더 이상 시를 마셔버리지도 삼키지도 않을 거야
시에게 들키고 기척(棄擲)하며
시에게만 흔쾌히 손 내밀고 싶어
가는 것 같지만 다가 오네
떠나게 하면서도
매번 붙들어 앉히고 있네
내 몸에 복음(福音)이 잠복(潛伏)해 있어
복음(福音)은 그래
그게 복음(福音)이야
-초여름-
당분간 음악을 폄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느 날 문득 펌하고 싶을 때에만 그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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