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4일 토요일
우고 모쟈노 노총위원장의 연임을 지켜보며
맹하린
세계경제의 암울한 기운이 날로 팽창되고 있는 실정(實情)이다.
아르헨티나라고 질쏘냐, 팔을 걷어 부치며 한 몫 단단히 해내고 있는 판국이다.
우고 모쟈노 노총 위원장이 며칠 전에 있었던 선거에 연임하는 쾌거(快擧)를 이루었다.
선거를 끝낸 모쟈노 위원장은 경호원들을 대동(帶同)하고 곧장 페로 까릴 오에스떼 행사장에 도착했다고 뉴스가 전하고 있다.
모쟈노 위원장은 이날 수많은 지지자들을 향해, 치안부재와 인플레이션을 가장 당면한 과제로 지적했는가 하면, 야당의 입장을 계속 고수하며 정부와의 대결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는 연설을 중점적으로 펼쳤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크리스티나 키르츠네르에게 몰표를 내어준 노동자들의 민심이 모처럼 합심하며 폭발하고 있었다.
영원히 강할 것 같던 노총의 결집력이 얼마 전 두 동강 나는가 싶더니, 최근에 와선 다섯이나 되는 노총으로 분산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노총이 뿔났다.
하나만 자라던 뿔이 네 개나 더 자라나서 자기들 뿔이 가장 강하다고 큰 소리로 외치기를 멈추지 않는다.
다시는 노동자들의 표를 대통령 크리스티나에게 선물(膳物)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노라고 드높은 노도(怒濤)와 같이 철썩이고 있다.
노조원들의 불평과 불만은 점차 가세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원성(怨聲)은 일말의 비극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어디로 보나 일리가 함축된 표현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6개월 동안 가족 수당을 받지 못했습니다. 급료가 오르면 뭐합니까? 인플레이션이 모두 가로채 가는 것을."
"며칠 씩 추가근무를 해도 세금이나 공과금이 다 앗아갑니다. "
"열흘을 일해 봤자, 공과금을 빼고 나면 돌아오는 건 4일치의 허무한 몫만 남게 되죠."
가장 흥미를 끈 비판은 빠뜨리시아 불리츠 의원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일갈(一喝)이 아니었을까?
"정부가 특히 성공적으로 이끈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건 '국민 모두를 위한 인플레이션'이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정책적으로 지켜 왔던, 겉으로는 헐뜯고 안으로야 악수를 나누는 관계를 이뤘던 대통령 크리스티나와 모쟈노 위원장이 차후(此後) 어떠한 냉전(冷戰)과 결속을 가장 효과적으로 펼쳐 낼 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시국이다.
두 정치인은 암묵적 상생관계를 유지해온 덕택에 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일에 각자 기여한 바 크다.
문제라고 본다면, 모쟈노 위원장은 물론이려니와 대통령 크리스티나 역시 차기 대선에서의 영광을 거머쥐려는 카드를 이미 알게 모르게 영역의 획을 긋고 제시(提示)까지 했다는 데에 있다.
지금까지는 동반자였지만 지금부터는 경쟁자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지난달의 동문회에서 우리 회원들은 매우 뜻밖이라고 볼 수 있는 거대한 플랜의 조감도(鳥瞰圖)와 계약서류를 일목요연하게 접하게 됐었다.
언젠가도 지적했던 선배가 일부러 가져온 서류들이었다.
리아츄엘로 강 근처이기도 하고 훼리아 라살라다와 인접한 곳에 세워지게 될 광범위한 계획들이 우주도시처럼 체계적으로 설계된 서류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한 장의 계약서에는 열 명쯤의 Senador( 상원의원)들 서명이 있었고, 맨 위에는 대통령 크리스티나의 서명이 위풍당당 자리 잡고 있었다.
선배가 말을 보탰다.
"이 상원의원들은 순전히 대통령에게 충성하기 위해서 너도나도 서명을 해낸 거죠."
불과 얼마 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소도시마다 생기는 훼리아 시장의 신설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으리라 던 뉴스가 메스콤에 중요 기사로 올려진 형편이라 더욱 의심이 가는 동시에 한층 신빙성도 생기는 플랜이 아닐 수 없었다.
대통령 크리스티나의 서명이 기재된 문서가 버젓이 나돌아 다니는 것도 이상했고, 믿지 않아야 될 이유도 없다는 사실도 이상했다.
선배가 다시 설명하는 말 중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었던 대목은 '실업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었다.
위정자들은 참으로 유능한 언변의 달인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믿어서도 믿지 않아서도 안 되는 계획들이라는 건 마찬가지 느낌으로 남는다.
왜냐하면 세상이 돌아가는 현재의 사태로 봐선 그런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확률이 가능하겠고 비일비재 일어나는 일이라서 특히 그랬다.
무직자(無職者)들의 생활개선.
권리금을 못내는 서민층을 위한 3개년에서 5개년으로 나누어진 할부임대조건 등등.
선배가 계속 쏟아내는 거대한 프로젝트들.
몇 십 헥타르, 몇 백만 달러의 경비소요, 아베쟈네다에는 없는 수백 개의 주차장시설, 편의점, 식당, 은행 등등.
집으로 돌아오는 자동차안에서 내가 다른 선배들에게 건넨 말은 이랬다.
"조감도의 정교함과 고급스러움으로 본다면 나쁜 의미로 포장해서 받아들이기는 어렵겠어요. 하지만 원래 대형 사고는 고급스러움과 치밀함을 동반하므로 그점 역시 일단 의심을 두어야 해요. 계획중도하차라는 변수도 있으니까 너무 진실되게 접수하는 일은 생략하는 게 좋을 겁니다. 걱정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요. 우리 교민들의 생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도 생길 것입니다. 지금도 너무 많은 의류도매상이 존재하고 계속 너무 많은 훼리아들이 우후죽순처럼 불어나는 형세라서 하는 말입니다."
괄목할 만한 일은 그 선배는 여권이나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며칠이면 빼내는 일에 귀재(鬼才)라는 데에 있었다.
(나는 급행을 껄끄러워 하는 성격이라 그럴 필요를 못 느껴왔었고 그런 신세도 지지 않아왔다.)
또한 대통령 메넴을 초청하여 한인체육대회를 개최했던 친 아계의 실력자라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경제성장모드전환이라고 표현하는 그 거대한 계획이 권력(權力)의 남용(濫用)이라는 당위성을 앞세우며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배제하지 못하겠다.
실제로 선배는 이런 일들을 글로 써야 한다고도 내게 말했지만, 나로선 되도록 건드리고 싶지는 않았던 사안에 불과했었다.
나는 그날 그렇게나 거창한 일에 가담한 선배가 부럽다기 보다 전혀 이해가 안되었었다.
편하게 살아도 큰 일을 모색해도 이미 비우기에 친숙해야 할 연륜이며 시절인 것을...... .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2~3년 뒤에 완공되리라는 그 의류도매시장에 앞서 내가 우려하는 일들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이 불황을 잔병치례 없이 기쁘고 환하게 잘 견뎌낼까라는 매우 소박한 걱정 말이다.
오늘도 세상은 여지없이 날이 환하게 밝고 있다.
세계의 경제가 붕괴(崩壞)를 거듭하는 현상은 어떤 면으로든 위정자(爲政者) 들과 권위주의자들과 기업인들의 문어발식 경영파장(經營波長)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닐 것이다.
이런 사태(事態)나 위기(危機)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건 아닐 것이다.
버블 경제라거나 금융자본파산 등 세계경제의 복합적 불황시대라는 굵직굵직한 타이틀이 한 두 해 거론(擧論)되어 온 게 아닌 것이다.
어제 오늘 의외로 바쁘게 일했다.
오늘 있을 음악회는 접고, 나는 제 2차대전시대를 고난으로 견뎌낸 유태인 피아니스트를 소재로 다룬 영화를 함빡 몰입한 채 보아낼 생각이다.
나는 요즘 뒤늦게 영화에 도취해 있다.
버블경제란?
-펌-
네티즌공감
버블경제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인지요?
일촌 및 팬들에게 공감한 내용이 전달됩니다.
sjhnet
님의 답변
03.06.18 14:24
거품경제는 금융업의 몰락을 의미합니다.예를 들어 님이 현금 800만원과 집을 가지고 있는데 가치가 1000만원이라고 치면요.어느 날 사자는 사람이 몰려서 집의 값어치가 2000만원까지 올라간 거예요.집값이 올라가니 님은 집을 팔기보다는 나도 집에 투자하면 돈이 좀 되겠구나 하고집을 담보로 현재 2000만원이니 1200만 원 정도는 대출이 되죠. 거기다가 님의 돈 800만원을 더해서 2000만원 가격의 다른 집을 한 채 더 사둔 거예요.이집 또한 님의 집처럼 가격이 오른 집인 거죠.그런데 오를 줄 알았던 집값이 다시 폭락해서 예전의 1000만원으로 돌아간 거죠.그렇다면 님의 입장에선 1000만 원 시가의 집 두 채에 부채가 1200만원이니 총재산이 800만원으로 줄어든 거구요.가만히 앉아서 재산이 반이하로 줄어든 거죠.은행의 입장에선 1000만원 밖에 안 되는 집을 담보로 1200만원이나 빌려줬으니 문제가 되는 거죠.이건 일례에 불과하지만 거품경제란 이런 식으로 실제의 가치보다 부풀려진 자본을 뜻하는 말로요.그 거품이 꺼지면 국가 경제의 기틀인 금융권의 몰락으로 이어지는데 그 무서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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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크리스티나는 에비따를 따라하려고, 모쟈노는 룰라를 모방하려 하지만 사람들은 진실을 다 압니다. 그 이면엔 더러운 정치계략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늑대의 본심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그러면서도 그들을 지지한다는 것은 개인의 이기심와 포플리즘으로 길러진 거지근성과 정치의식이 없다는 것이 아르헨티나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에비타는 에비타만이
룰라는 룰라만이
가장 에비타답고
가장 룰라답다는 걸
정치인들은 착각해야 정치를 잘 하는 걸로 오산하기를 즐기는 듯 싶습니다.
정치나 경제에 크게 관심을 안 두다가도
때로는 안타까워 시간을 덜어 내게도 되네요.
살면서 내가 어디에 몸담아야 하는 걸 깨닫는 일이 정녕 쉬운 일이 아니기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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