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4일 수요일

나를 당기소서




-천양희-

49세에 <늑대와 함 게 춤을>을 써서
작가가 된 마이클 블레이크와
보길도에 귀양갔다 65세에 <어부사시사>를 쓴 고산윤선도

일생 동안 한번도 여자를 못 보고 82세에 죽은 수도승 미하
일 톨로토스와
죽을 때, 가슴을 가시에 찔리면서
일생에 단 한번 울다 죽는 가시나무새와
원시림의 높은 가지 위만 날면서
지상에는 내려오지 않는 모르포나비와
아침 이슬만 먹고 사는 부전나비와
백마강 고란사에서만 사는 고란초와
평지에선 살지 않고
바위 에서만 사는 기린초와
진실로 우리는 그림밖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동생 태오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낸 고호와
병에 걸린 것을 깨닫지 못하는
문명사회에서, 자기가 환자임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간<아웃사이더>를 쓴 콜린 윌슨과
눈이 두 개 귀도 두 개인데
입이 하나밖에 없는 것은
두 개를 보고 두 개를 듣고
말은 하나만 하라는 것이며
하나를 말하기 위해선
둘을 보고 둘을 들어야 한다는 간디와
어머니와 정의 중에서 선택하라면
나는 어머니를 선택할 것이라던 까뮈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네
신이여, 부러지도록 나를 당기소서
다시 부러지도록 힘껏 당기소서





댓글 2개:

Oldman :

글과 같이 올리시는 음악을 잘 듣고 있는데 오늘은 특히나 좋습니다.^^

maeng ha lyn :

엘튼 죤이 부른 건 예전에 올렸던 것 같아서 이 가수를 선택했습니다.
서반아어로 부르니 훨씬 정감이 안겨서요.
같은 노래인데도 다시 듣고 싶을 때...
님도 그런 시간 있으시죠?
ㅎㅎ
남미의 특성이랄까~
같은 얘기도 본인들 좋은 쪽으로만 해석하는 틈바구니에 저는 살죠.ㅎㅎ
그러니 제 일상이 어찌 고달프지 않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