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6일 금요일

불경기



     맹하린


오늘 점심 식사는 치즈와 몇 가지 야채를 뒤섞은 국적불명의 전(煎)을 부쳐, 얇게 썰고 깔끔하게 양념한 아세이뚜나(올리브)장아찌와 시래깃국으로 떼웠다.
정오 뉴스를 보는데 공교롭게도 올리브 가공공장의 판매저하(販賣低下)와 경제활동의 심각성이 집중적으로 조명(照明)되고 있었다.

올해 83세인 돈(남자의 이름 앞에 붙이는 경칭) 호세 누세떼(링크 ~)는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고급 메이커로 알려져 있는 올리브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500여명의 직원에게 제때에 월급을 지급해 왔었고 또 다른 500여명이 이 공장과 연관되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18세에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나온 호세 누세떼는 60여 년 동안 올리브 공장을 이끌어 왔지만 올해처럼 직원들의 봉급을 미뤘던 일이라고는 공장역사 이래 전무(全無)했었다고 극명(克明)한 예를 들며 그로 인해 울었노라는 사실까지 고통스러운 표정을 감추려고 애쓰며 피력(披瀝) 했다.
일이 이렇게 된 결정적 요인(要因)은 인플레시온이 주된 타격적 영향이 되었으며 브라질과의 수출이 보복의 대가에 의해 일시적으로 막혔었고,  미국으로의 수출비용 또한  달러상승의 압박으로 타산이 맞지 않는 사태로까지  발전하여 일어난 천재지변과 같은 결과를 가져 왔다고 밝혔다.

미국 등 외국으로 1천 개의 컨테이너를 보내던 시절이 옛말이 되어버린 현재, 호세 누세떼의 공장은 정부의 보호후원자금이나 브라질과의 재수출로 인하여 약간의 물꼬가 트이는 형편의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고도  한다.

크고 원활하게 움직이던 교민들의 생업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비록 예전과 같이 허심탄회하게 힘들다고 털어놓지는 않을지라도 묵묵부답 참고 인내하는 각양각색의 실정(實情)이 알게 모르게 저절로 파악되는 작금(昨今)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제특성이 10년에 한 번씩은 고질병(痼疾病)을 앓아 낸다는 걸 하루 이틀 알아온 게 아닌지라,  속히  이러한 경제난이 무난히 해결의 기운을 회복할 수 있기를 관심을 가지고 주시할  수밖에 이렇다 할 도리란 없는 것 같다.
우리 교민들 역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소원(所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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