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는 나를 장한나 닮았다고...

내 양옆에 송태일과 송주은...

문협 여류들과...

문우 S여사와

문협 막내 정은님과 야유회에서...

나는 때로 무릎이 찢어진 청바지도 입는...

문협 여류들과, 그리고 내가 아낌없이 꽂은 꽃...

내 문우 S여사와...
맹하린
내가 네 살일 때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서울에 가셨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던 평소의 뜻을 그런 식으로 실행하신 셈이다.
나는 안 보이는 주머니 속에 넣어져 아버지를 따라 난생 처음 서울 나들이를 했다.
전주와 이리 사이에 있는 백구면 시골뜨기의 첫 서울 나들이였다.
아버지가 요절(夭折)과 같은 운명(殞命)을 하시자, 고무부가 아버지 이상으로 나를 예뻐 하셨다.
지금은 백석대의 음대학과장으로 있는 고모의 딸 송주은과 함께, 나는 서울 나들이를 고모부와 다시 해냈다.
내가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할머니 역시 절에 갈 때나 이리와 전주로 제수(祭需)장을 보러 다니실 때 마다 꼭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
오빠는 너무 컸고, 동생들은 너무 작아서였다는 게 첫 번 째 이유였지만, 내가 가장 데리고 다니기에 만만했던 것 같다.
나는 운명론자다.
그런 저런 일들 모두 각각 다른 부피의 에너지가 되어, 나는 어쩔 수없이 글쟁이나마 되었을 것이다.
며칠 전 , 내 고객인 Arquitecto(건축 기사) Kim이 부친의 팔순인 금요일에 필요한 사방화를 꽤 값비싼 가격으로 맞추고 갔었다.
어제 나는 꽃다발 7개까지 나의 선물로 준비하여 동시에 납품을 했다.
Arquitecto Kim이 누이가족은 물론이고 자녀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가서 부모님께 드리라는 의미에서였다.
새삼 고국의 가족들이 생각나 사진을 꺼내 보며 내 지난날들을 그립게 떠올렸다.
고모 내외는 물론이고 가운데 서 있는 오빠도 보고 싶었다.(내 중학교 졸업사진이다. 나는 이미 그때부터 사색적이었는지도 모르지만, 하여간에 지금은 거의 밝게 산다,)
오빠는 요즘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 때문에 그토록 즐기는 등산도 접었다는 소식이다.
고모부의 조카인 내 친구 송경수도 그의 엄마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고모는 그 무렵, 맏동서인 송경수의 엄마에게 두루마기와 숄을 선물했었다.
이리고등학교 교장이던 송경수 아버지의 봉급으로는 네 자녀 뒷바라지가 빠듯하리라는 걸 고모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고 본다.
얼마 전 나보다는 연상이지만, 문우인 S여사와 까페떼리아 "셀레스테(파랑)"에서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피부가 뽀얗고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그분은 사진을 정리하다 나오셨다고 말했다.
주위사람들이 자꾸만 예고도 없이 떠나므로 뭐든 정리하게 되더라고 했다.
옛 사진들을 그래서 더욱 다시 꺼내 보게 된 나지만, 나는 아직은 뭐든 정리하기가 싫어서 마구 어지럽히며 살고 있는 편이다.
정리 좀 해야지 그렇게 중얼대면 가족이 나를 은연중에 두둔해 준다.
"그냥 맘 내키는 대로 사시면 돼요. 워낙 예외적인 존재시니까요."
그렇다.
아직은 사진을 정리하느니 사진만 바라보게 된다.
나의 나날은 하나하나의 독립된 나들이다.
현재의 나는 아버지와 할머니와 고모부를 따라 나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내가 나를 데리고 다닌다고 보여진다.
최근의 나는 일주일 후에 떠나게 될 문협의 소풍을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그 안에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높다랗게 내 앞에 쌓여 있는 형편이다.
사진을 보며
사진이라도 보며
나는 나를 휴식시키고 있다.
댓글 2개:
님..요즘에 예전 생각이 많이 나시나봅니다.ㅎㅎ.저도 보고싶은 사람도 있고,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고국에 가면 날아갈것 같습니다. 21년동안 한번도 못가봤어요. 이젠 가도 저를 알아볼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제 기준에 맞쳐 살아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변한것이 없는것 같은데 주변에 모든 사람과 사물들은 변해가는 듯 합니다.
에효~ 저도 오늘은 옛사진을 보면서 추억에 잠겨보고 싶네요.
ㅎㅎ
따로 말씀이 없었어도 심기일전이 눈에 훠언해요. 니이체였던가요?
"그대가 서 있는 곳을 깊이 파들어 가라. 그러면 샘이 있다."
열시미 열시미~~~
그대의 젊음은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하죠.
고국은 나중에 가도 돼요.
여섯 번 갔던 저는 별일 있나요?
추억은 그저 먹고 마시고 날리기만 합시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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