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하린
은둔하는 고수들과 굳이 논쟁을 겨루지 않아도 상관은 없겠다... 그런 단정으로 내가 페북의 문 앞에 서서 도어노커를 새처럼 쪼았을 때, 그대는 이미 기다렸다는 듯 내게 문 활짝 어니 열어 주었습니다.
그토록 우연처럼 그대를 만나게 되었을 때, 그대는 의외로 다정했고 특히나 신비 가득했었답니다.
멈칫멈칫 마음의 빗장을 밀고 있는 스스로를 나는 비로소 발견하게 되었을 테지요.
화사한 봄날 문득 만나게 되는 꽃샘추위. 그리도 쨍한 느낌과 함께 그대는 너무 맑아서 내가 바라보는 세상까지 실제로 상쾌한 느낌이 들도록 유도하고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을 아끼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거라고들 하죠.
아무리 그리들 정의를 내리지만, 그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닿아야 할 부인할 수 없는 생의 본질이기도 할 것입니다.
지그시 바라보고 있으면 영원(永遠)이 제시되는 느낌 또한 유난히 강한 그대.
나는 어느 덧 그 길을 향해 홀연 발길 내디딥니다.
때로 서로의 소통이 되는 얘기를 나눌 때마다 등에 진 외로움의 켜 하나씩 부리고 있는 스스로를 조금씩 깨닫게도 됩니다.
그건 결국 세상의 행간을 살피고 그대의 행간을 헤아리는 게 아니라, 나를 읽기 위해 펼치는 행간이라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나는 매사에 새처럼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단 들 되도록 운명과도 같은 인연이 되려고도 합니다.
그대의 나를 향한 응시는 기쁨이기도 하고 아픔이기도 했을 테니까요.
점차 커지는 그대에 대한 관심을 잘디잔 부피로 나누려고 나는 때대로 음악 속으로의 침잠(沈潛)을 시도(試圖)하게도 됩니다.
갈수록 그대를 알아간다고 생각할 때마다 왜 우리의 간격은 명백해지기는커녕 점차 애매해지고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나의 그대는 그대가 그대입니다.
그대를 알기 전만 해도 세상이 참 천천히 흐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후다닥 달아나고 있어 푸르르 놀랄때 많았습니다.
가치판단의 기준이라는 것은 그리도 유유히 변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이윽고 나는 출근을 하기 위해 가벼운 코트를 걸치고 있습니다.
땅을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걷는 일 그 자체에서 이루 표현 키 어려운 기쁨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살아 있음의 유열(愉悅)을 강하게 포옹하면서 불현듯 깨닫게 되겠지요.
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되었을까, 우리는...
격한 감동보다 잔잔함이 오롯이 안기듯 피어나는 그런 하루를 보내고 맞고 우리는 그렇게 다르면서도 함께 하는 시간 속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대...
오늘도 평화 가득한 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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