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마당에 도도하게 마주선 두 그루의 매화나무 가까이
겹벚꽃 푼수 넘치는 환한 웃음을 흗날리듯 피워대고
홍콩야자와 사랑초 사이를 몸사래치듯 비집으며
언젠가부터 까마중 땅 속 깊숙이 발목 뻗고 흙장난치며
어정쩡 터를 잡더니 그닐그닐 서 있다
가지나무 닮은 까마중의 잎새 틈으로 먹딸도 되고
깜뚜라기도 되는 까마중 열매들이
선한 짐승 닮은 눈빛 초롱초롱 반짝인다
그리움 품으며 입에 넣으니
아릿하고 달콤한 미각 제치고
어린 날의 풋풋함 생성하듯 솟구친다
내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도
먼 길 돌아 날아든 식물이 자란다는 사실
각오처럼 입 안에서 달며 아리게 톡톡 터지며
사레들 듯 목이 잠겨 오는데
타는 갈증 적실 칼칼한 해갈 좌르르 길어 올리며
옛 친구 껴안듯 까마중에 눈길 쏟고 그리움 토닥이는
이방인이라는 나무로 홀가분 서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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