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2일 일요일

출판 기념회 식순

맹하린 시집

출판 기념회 식순

2009년 3월 23일

▶ 개회 선언 사회자

▶ 시인의 약력 소개 사회자

축사 김귀현 영사

축사 이영수 한인회장

축사 박영창 문협회장

인사의 말 맹하린 시인

축가 정안나 성악가

작품 낭송 맹하린 시인

식사 전 기도 김희태 사도요한 신부님

♣ 폐회 선언 사회자


2009년 2월 15일 일요일

할머니

요절이라는 바랑 느닷없이 어깨에 둘러맨 외아들
언젠가는 가야 할 길 황망스레 떠나자

애오라지 아들 찾아 나서는 오매불망의 애잔한 눈빛
도무지 숨기지 못하며
앉아 있을 때나 걸을 때 혹은 누울 때에도
길손이 지녔을 성싶은 갈쌍한 외관 항시 사그라지지않던

하루하루를 흐르는 시냇물 치어다 보듯
그리도 무심하며
그다지 풀죽어 있지는 않던

나의 근원
나의 표본
나의 강
나의 등경
사랑하올 나의 할머니.

까마중

앞마당에 도도하게 마주선 두 그루의 매화나무 가까이
겹벚꽃 푼수 넘치는 환한 웃음을 흗날리듯 피워대고
홍콩야자와 사랑초 사이를 몸사래치듯 비집으며
언젠가부터 까마중 땅 속 깊숙이 발목 뻗고 흙장난치며
어정쩡 터를 잡더니 그닐그닐 서 있다
가지나무 닮은 까마중의 잎새 틈으로 먹딸도 되고
깜뚜라기도 되는 까마중 열매들이
선한 짐승 닮은 눈빛 초롱초롱 반짝인다
그리움 품으며 입에 넣으니
아릿하고 달콤한 미각 제치고
어린 날의 풋풋함 생성하듯 솟구친다
내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도
먼 길 돌아 날아든 식물이 자란다는 사실
각오처럼 입 안에서 달며 아리게 톡톡 터지며
사레들 듯 목이 잠겨 오는데
타는 갈증 적실 칼칼한 해갈 좌르르 길어 올리며
옛 친구 껴안듯 까마중에 눈길 쏟고 그리움 토닥이는
이방인이라는 나무로 홀가분 서 있는 나.

전환

이윽고 컴퓨터에 몰입되는 순간
머리 쭈뼛해지며
약간의 기분 나쁜 기미 한 자락
가까스로 붙잡힌다

서둘러 뇌라는 숲으로 달려가
뒤적뒤적 해아리니
이 가닥 저 가닥
모두 정상인데

컴퓨터에 골몰 중인 정진의 끄트머리에
어떤제동의 피대가
철컥대며 헛돌고 있다
쭈뼛하게 움켜잡힌 모종의 혼란

발 조금 들고 못에 걸린 듯한 머리끄덩이
가까스로 풀어내면
전혀 쾌적할 수 없는 실마리
그제야 피대에서 빠져 나온다

감나무에서 감꽃 떨어지듯
투두둑 떨어지는 전환이라는 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