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30일 금요일

다모클레스의 칼


가끔씩 맘에 당길 때마다 일부러 틈을 내어 읽어왔지만
오늘 특히 간절토록 이 글이 끌리게 되어 굳이 옮겼습니다.


-펌
 - 다모클레스의 칼 - The Sworld of Damocles
 BC 4세기 전반 시칠리아의 시라쿠사에 있었던 일이다. 옛날에 디오니시오스라는 왕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복종했고, 그의 궁전은 아름답고 값진 물건들로 가득했다. 그의 곁에는 그의 명령을 수행할 하인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었다. 디오니시오스에겐 다모클레스라고 하는 측근이 있었다. 다모클레스는 디오니시오스의 권력과 부를 부러워했다. 하루는 다모클레스가 디오니오스에게 말했다."얼마나 행복하시겠습니까! 왕께서는 누구나 바라는 것을 모두 가지고 계시니 말입니다.""그대는 내 자리가 탐이 나는가 보군.""아닙니다, 왕이시여! 다만 저는 단 하루만이라도 폐하의 부와 쾌락을 누릴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를  생각했을 뿐입니다. 무례하였다면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아니지. 재미있군. 내일은 그대가 왕이네. 자네 뜻대로 한 번 해보게나." 그리하여 다음날 다모클레스는 궁으로 인도되었다. 하인들에게는 그를 왕으로 모시라는 명이 내려졌다. 다모클레스가 자리에 앉자 풍성한 음식이 차려지고 호화로운 연회가 열렸다. 그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갖추어져 있었다. 향기로운 술과 아름다운 여인, 진귀한 향수, 그리고 흥겨운 음악. 그는 푹신한 방석에 기대어 오늘만큼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참을 즐기던 다모클레스가 우연히 천장을 바라보게 되었다. 날카로운 칼이 그의 머리 위에 매달려 있지 않은가! 그 칼은 단 한 가닥의 말총에 매달려 있었다. (말총이란 건 말의 꼬리털입니다.) 다모클레스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손이 떨리고 표정은 잿빛으로 변했다. 더 이상 술도 필요하지 않았고 값진 음식도 싫었다. 음악조차 더는 즐겁지가 않았다. "뭐가 잘못되었나?"디오니시오스가 물었다."저 칼! 저 칼!"다모클레스는 소리쳤다. 그는 완전히 넋이 나가 움직일 생각도 못했다."그래. 자네 머리 위에 있는 칼이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건 나도 아네. 하지만 그것이 뭐가 그리 대수로운가? 내 머리 위에는 항상 칼이 매달려 있단 말일세. 나는 매 순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산다네. 대왕의 권좌가 언제 떨어져 내릴지 모르는 칼 밑에 있는 것처럼 항상 위기와 불안 속에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는 몰랐단 말인가?""용서해 주십시오. 이제야 제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그 후로 다모클레스는 평생 동안 부자가 되고 싶다던가, 왕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이라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2011년 9월 28일 수요일

새롭게 쓴 시와 편지


                                        
                                                                                                         맹하린

나는 뒤늦게 친구와 헤어졌다.
거의 1년여 정도?
주로 편지나 주고받는 고전적 방식만이 제시된 독특한 우정이었다.
그러느라 블로그를 보살필 여유가 꽤나 부족했다.
하지만 친구 덕택에 시와 편지를 100여 수 넘게 써낼 수 있었다.
내년에 편지가 곁들여진 시집을 용기있게 출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열심을 다해 퇴고하느라 친구와의 이별이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
단지 길을 걸을 때면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지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거의 땅을 보며 걷는 나를
발견할 뿐.
아, 또 있다. 때때로 나도 모르게 눈물 글썽이고 있다는 사실…….
하지만 이런 난데없는 현상은 어떤  계기를 안겨 준 일종의 의미부여 같은 게  내포되어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좋은 쪽으로 단정해 보게도 된다.
우선 하나씩 글을 올려 볼 생각이다.
이제 외로움이
내 살아감이다.
나의 시다.
새롭지만 낯익은 내 친구다.
여기다, 내가 진정성을 지닌 채 흘러야 할 곳...... .                                                                      





커피도 익어가는
                                                                               맹하린


한 잔의 커피를 떠올릴 때마다
커피는 여러 잔이나 뜨겁게 어른거리고
교회에 앉아서야
그게 확실치도 않은 약속 때문임을 깨닫는다.

확실치도 않은 행간은
왜 자주 확실하게도 뒤적이게 되는 것일까
예수 그리스도의 침묵은
우러르는 순간마다 계시처럼
점차 거룩하게 꽃을 틔우고
나한테서 나를 떠밀며 지냈으나
여전히 밀려들었을 기다림은
교회를 나서는 걸음마다
눈물방울 섬섬 흩뿌리고 있다


차라리 커피였으면 되짚게 되는
삭은 그리움
숙성이 가파르고
쓴맛의 커피처럼 짙고 자극적이다


오늘
오늘도
커피맛 되어 세상 온통
쌉싸래하겠다



포옹
                                                                          맹하린


내 가지와 잎들이 해거름에
긍정과 부정 사이를
잦은 흔들림이라거나 끄덕임으로 은유할 때
매번 자인하게도 된다
나이테의 허리 이미 굵어졌음을

피부의 각질들 딱딱하게 버석 이기 이전
황홀하고 선명한 열정 쏟아
빛나도록 단풍지다가 하나둘 잎새
떨구기 시작한다면 그건 가장
제대로 된 걸음일 게 분명하지만
다른 모든 것 바람결에 싣거나
빗줄기에 묻어 내리고 쏟아져도
내 친애하는 이들 그동안 왜 점차 경계의
마음 허물어 토닥토닥 다독이며 껴안아 주지 못했던가
문득과 한층 버무려
돌이켜도 봐야하리

겉껍질 자꾸만 떼어내
가슴에 얹고 태우던 할머니
왜 항상 내 쪽에서 어리광 피우며
안기는 것처럼
사실은 내 작은 품으로나마
더 많이 보듬어 드리지 못 했던가
또는 가족이라거나 이웃
하물며 햇볕이라거나 공기

다가선다거나 멀어진다거나
그런 게 무에 그리 굉장한 부피인 것일까
정작 아껴야할 몫은
함께 팔 벌려 품 넓히며 다독이던 날들

시냇물이 강어귀 어루만지듯
지나가는 시간 한순간 같아도
영원한 흐름의 끝없는 자락인 것을

나 이제 팔 한껏 넓혀
사실은 내가 되는 그들
무지개 드리우듯 포옹하고 그러하리
이 세상 그 무엇도
익숙해질수록 가까워질수록
낯설어 낯이 설어
낯이 설다 그러며
함께 걷는 것을

팔 펼치고 있을 때보다
내려뜨린 팔의 고즈넉함이
가장 아름다운 포옹의 시작인 것을






오늘도 예감합니다
                                                                    맹하린

혼자가 고달파
그 누구를 그립게 품고 산다기보다
함께가 두려워
그리움 안개 되어 흐를 때 많았었나 봅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온갖 아름다움이
역광을 받을 때의 사물들처럼
슬픔으로 어스레 보이다가도
스치듯 지나가는 바람이나
초저녁 어스름에서 차라리 평화로움을
해석한 적 대부분이었지 않았나 싶어져요.

날마다 이렇다하게 표시를 내지는 않아야겠다
각오를 다지면서 저절로 두드러진 적 많았음을
새삼 일깨우게도 되네요.
흐르는 물에 헹구고 헹구어
허공에 두서너 번 힘껏 물기를 뿌린 후
빨래를 널듯 내 애틋함도
햇볕 짱짱한 곳에 넌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이 될까요?
그리하여 보송보송 말릴 수만 있다면
나는 그럴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염원을
때로 희망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꽃이 맺힐 때가
꽃이 필 때가
꽃이 이울 때가
그 어떤 시기가 가장 아름답더라 고는
굳이 속단하지 않으렵니다.
펼쳐진 백사장과 끈임 없이 파도가 넘실대는
멈춤이 없지만 여일한 바다
나 오늘도 예감합니다.